만화 「메이저」를 보고 야구를 시작했습니다.
주인공이 어깨를 다치고도 다시 마운드에 오르는 장면이 있었습니다. 그게 멋있어 보여서 글러브를 샀습니다. 그때 저는 아홉 살이었습니다. 중학교는 안산중앙중으로 갔습니다. 야구부가 센 학교였습니다. 고등학교는 유신고였습니다. 거기도 전국에서 손에 꼽히는 곳이었습니다. 좋은 학교를 거쳐 왔다는 건, 그만큼 매일을 갈아 넣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. 그 14년이 어디서 끝났는지가 이 브랜드의 시작입니다.
고3, 첫 선발이었습니다. 10개 구단 스카우터가 전부 와 있었습니다.
몸을 풀다가 공 한 개가 포수를 넘어갔습니다. 딱 한 개였습니다. 그날 경기에서 저는 스트라이크를 넣지 못했습니다. 그리고 그 다음 날도, 그 다음 달도 넣지 못했습니다.
몸은 똑같았습니다. 다른 사람 몸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. 답은 1번인데 손은 5번으로 가 있었습니다.
고치려고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습니다.
하고 싶은 걸 다 해봤습니다. 그래서 그만두는 건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.
미련이 없었습니다. 할 수 있는 건 전부 해봤으니까요. 다만 그 1,180명이 계속 눈에 밟혔습니다. 피땀 흘린 시간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사람들. 그래서 이 옷을 만듭니다.